특별기획 전문가칼럼 현장탐방 센터소식
    이제는 일반고에서 싹을 틔울 자기주도학습전형 능주고등학교 성태모  
    도약을 위한 남상(濫觴) 와부고등학교 박세순  

남상(濫觴)이란 겨우 술잔에 넘칠 정도로 적은 물이란 뜻으로, 사물의 시초나 근원을 이르는 말이다. "공자가어(孔子家語)" 중 공자(孔子)의 제자(弟子) 자로(子路)와 관련된 고사이다.
자로는 공자에게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지만 꾸중도 누구보다 많이 듣던 제자다. 자로는 성질이 용맹하고 행동이 거친 탓에 무엇을 하든 남의 눈에 잘 띄었다. 어느 날 자로가 화려한 옷을 입고 나타나자 공자가 말했다. “장강(長江 : 양자강)은 사천(四川) 땅 깊숙이 자리한 민산(岷山)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리는 거대한 강이다. 그러나 그 근원은 ‘겨우 술잔에 넘칠 정도’로 적은 양의 물이다. 그런데 그것이 하류로 내려오면 물의 양도 많아지고 흐름도 빨라져서 배를 타지 않고는 강을 건널 수가 없고, 바람 부는 날에는 배조차 띄울 수 없게 된다. 이는 물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니라.”

공자는 매사는 시초가 중요하며 시초가 나쁘면 갈수록 더 심해진다는 것을 깨우쳐 주려 했던 것 같다. 공자의 이 이야기를 들은 자로는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었다고 한다.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은 3년 전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개발원 자기주도학습 특임센터가 남상이 되어 이제 특목고 및 자울형사립고는 자리매김을 하였고, 각 시도별 자공고는 2년차를 중심으로 알찬 전형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각급 학교별로 전형의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고,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도 학교별 인재상에 맞게 성실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결실을 바탕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힘찬 도약과 함께 또 다른 남상을 구상 즉 일반계 고등학교로 확대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산(岷山)을 출발한 물결이 후베이성(湖北省)을 지나면서 파고(波高)가 안정되어 가고 있다. 평온한 안정은 새로운 꿈을 꾼다. 새로운 꿈은 획기적인 전환으로 확대라는 선택의 풍랑을 일으키고 있다. 거센 바람은 평온을 생각하면서 춤을 춘다. 이색적인 춤이 아닌 정형화된 춤사위로 발전을 거듭하여 에필로그(epilogue)를 만들어야 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확대 방안에 따라 에필로그의 합리성을 위한 몇 가지 숙의가 필요하다.
첫째,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교육은 수렴적 사고와 함께 발산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제도권 교육에서 학생(지원자)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발산적 사고를 지향할 수 있으므로 이 전형을 도입하고자 하는 학교의 인적 구성원들의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학교장은 도입에 따른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갖는 의미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는 전반적인 취지를 이해하고 이에 따른 준비과정이 있어야 안정화된 전형이 될 수 있다. 현재 충남의 A고는 교사의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필요성 인식과 적극적인 동참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둘째, 각 학교급별에 맞는 특성화된 전략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각 학교 나름대로 인재상을 제시하고 그에 맞게 인재를 선발하여 동량으로 자라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성화된 전략은 일반계 고등학교가 구현하는 목적에 맞게 선발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다. 현재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는 과학중점학교, 교육과정 선도학교 및 학교 현실에 맞게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혁신학교가 있다. 학교 교육과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형방법을 구상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자공고처럼 일정한 단위를 제외하고 학교장의 재량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나 자율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 고등학교의 여건 구축을 위한 입학담당관 및 입학전형위원의 전문성 신장이 요구된다.
공립 특목고 및 자공고의 교사는 전보로 인하여 업무의 숙련성이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 입학담당관 및 입학전형위원이 근무 기간이 한정되어 있어 각종 연수 후에 숙련도를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전형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학교에서도 대체할 인적 자원의 확보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교사가 입학담당관으로 신입학 제반 업무를 총괄할 경우에는 업무 과다가 있을 수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입학담당관을 행정실무사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안하거나 입학담당관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안정감을 갖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전형의 취지에 맞게 서류 및 면접 평가를 할 수 있는 입학전형위원의 전문성 신장과 숙련도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각 대학별 입학사정관의 강의식 연수가 아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넷째, 행정적인 지원이 보완되어야 한다.
일반고로 확대되어 시행될 경우에는 학교에 인적⋅물적 자원이 보충되어야 하며, 서류의 간소화, 학교에 맞는 행정적 지원 등이 따라야 한다. 또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제2의 도약을 맞이하면서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혜택이 필요하다고 본다. 혜택은 학교의 현실과 특성에 맞게 장학금 수여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되 교직원 모두의 공감대 형성과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한다. 농산어촌 지역에서 이 전형을 도입할 경우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교육개발원의 소식지 발간으로 대부분의 중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취지는 알고 있다. 그러나 특목고나 자사고 및 자공고가 소재한 도시보다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의 홍보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중학교 전교사에게 인식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하며, 중학교에서는 자기주도 학습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이 도입이 수반되어야 한다. 충남의 B고는 이 전형의 도입으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기피학교에서 선호학교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역량이 어떻게 강화되었는지 관계자를 통해 정확하게 들어보지 못했지만 전교직원의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는 결과다. 본교와 경기의 C고도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적은 양의 물이 장강의 커다란 물줄기가 되어 바다를 향해 표표히 흐르듯 일반고로 확대 도입은 남상이 된 시행교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면서 추구해야 한다. 패러다임의 전환과 추구는 몇몇의 인적 구성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며 가치적으로 추구할 방향이 있으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할 때 완성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의 남상이 된 특목고와 일부 자율고의 건승을 기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