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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의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으세요! 청주외국어고등학교 홍현채
    내 삶의 지표, 독서 거창고등학교 이세은
    나의 꿈과 봉사활동 부산국제고등학교 박효정
책상에 앉아 있는 것보다 놀기를 좋아하던 내가 지금 몇 시간이고 책상에 끈기 있게 앉아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권해주신 한 문제집 때문이었다. 몇 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 날의 장면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 전까지는 그저 아무생각 없이 학교를 다녔다면, 무언가 ‘해야할 것’이 생겼다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처럼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 전국의 수많은 학생들에게는 각자 인생에서 공부를 하게 된 특별한 ‘전환점’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보잘 것 없는 그 문제집이었지만, 그렇게 공부를 하며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세상과 조우했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계기를 통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해서 아이들이 끈기 있게 해나가는 일은 드물다. 내가 공부를 지금까지 끈기를 갖고 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독서의 힘이다. 어쩜 너무나 흔한 말일지 모르지만, 책은 그 어떤 선생님보다도 나에게 많은 지식을 주었고,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

유치원 때부터 일주일에 책을 네 권씩 배달받았다. 연령대별로 단계가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이를 한 두 살 먹으면서 점점 더 어려운 책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받은 책을 다 읽고도 아쉬워 몇 번을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기도 했다. 또 책을 단순히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책에 대해 얘기해보기도 하고, 책에 대한 감상문을 쓰거나, 책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점을 논제로 삼은 논설문을 써 보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책을 읽고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 채 그냥 글을 썼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 같은 그런 작은 활동들이 모여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제일 자신 있었던 과목은 국어였었고, 독후감이나 논설문, 하물며 영어 에세이 대회까지도 상을 받으며 글 쓰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누구든 태어나자마자 글을 잘 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것은 재차 강조하지만 어릴 때부터 다져온 독서와 글쓰기의 힘이었다.

국어, 즉 언어영역은 모든 과목의 기본이다. 언어의 논리는 어느 과목이든 통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따라서 언어를 잡지 못하면 그 어떤 과목도 잡지 못한다. 내 주변에도 보면 공부를 참 열심히 하는데, 옆에서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그 어떤 ‘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고, 끝내는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이것이 기본기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기는 어릴 때 읽은 책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인 단어의 의미나, 글의 논리적 구조 등을 익히기는 백 권의 문제집보다 한 권의 책이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제 때 익히지 못한 사람들은 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 두는 것이 좋다.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본격적인 수험 생활을 시작하기 전 가장 시간이 많을 때는 바로 지금이 아닌가.

또한 책은 내 삶의 지표가 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꿔봤던 꿈들은 피아니스트, 대통령, 생명공학자……. 지금 생각하면 내가 이런 것도 하고 싶어했었구나 신기할 때도 많다. 그렇게 갈팡질팡 하던 내 꿈이 자리잡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던 책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덕분이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당선은 초등학생이었던 나로서는 어쩌면 아무렇지 않은 일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책을 읽으면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님이 어떻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굳건히 자라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를 소상히 알 수 있었고, 따라서 그 분의 당선은 나에게 더욱 더 큰 의미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은 영어도 접할 수 없는 환경에서 ‘세계의 대통령’이 되셨는데, 훨씬 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는 나는 과연 열심히 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그저 열심히만 해오던 공부를, 어떤 ‘목적’을,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하게 되었다. 힘들거나 지친 일이 있을 때에도, 다른 아이들과 같이 놀고 싶을 때에도 이겨내고 공부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때의 꿈과 그 벅차오름은 아직 잊혀지지 않고 내 마음 속에 남아있다. 만약 그 때 그 책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이런 꿈을 가질 수 있었을까?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점점 공부할 양이 많아져서 마음 놓고 아무런 책이나 읽을 시간적 여유도 없어졌다. 어릴 때는 그렇게 좋아라 했던 책이지만, 점점 놓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은 쪼갤수록 늘어난다는 말이 맞듯이, 쉬는시간, 혹은 야자 끝난 후 시간을 요긴하게 잘 쓰면 책을 꽤 많이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요즘도 역사 관련 책이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셨던 소설집 등을 읽곤 한다. 시험기간일 때에는 솔직히 책 읽기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당장 눈 앞의 시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믿기에, 책을 읽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한 번 집 앞의 도서관에 달려가서 아무 책이든 집어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