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현장탐방(교사) 현장탐방(학생) 센터소식
    자신만의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으세요! 청주외국어고등학교 홍현채
    내 삶의 지표, 독서 거창고등학교 이세은
    나의 꿈과 봉사활동 부산국제고등학교 박효정
조금은 나른한 일요일 아침, 나는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집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풍경들을 지나 10분 거리에 위치한 곳에서 내려 언덕을 오르면, 맑은 공기가 가득한 마리아 수녀원에 도착한다. 언덕을 오르고 나면 항상 힘들어서 숨을 헉헉대기 일쑤지만, 언제부턴지 창문에서 날 보고 있다가 날 향해 손을 흔들어주면 나 역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에게 달려간다.

내가 우리 학교에 들어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봉사를 한지도 1년이 넘었다. 1년 전의 나는 그저 부산국제고등학교에 합격한 것이 기뻤지만, 내가 이 학교에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 꿈은 무엇인지 조차 확실하지 않은 그런 학생이었다. 예전부터 선생님이라는 아주 희미한 꿈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 꿈은 그저 남들에게 말하는 형식적인 꿈일 뿐, 진정한 내 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우리 학교 친구들은 공부도 잘하고, 자신의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나아가는 대단한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주눅이 들 뿐, 내 꿈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유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 나는 학기 초 게시판에서 "레인보우"라는 동아리 포스터를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나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비공식적으로 동아리 창설이 가능하다. 이러한 비공식 동아리 속하는 "레인보우"는 2주마다 한 번씩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한다. 나는 어릴 때마다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에서는 아예 "단 여울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봉사활동을 집중적으로 하는 공식 동아리에 들었고, 환경 정화 활동을 중점적으로 했었다. 뿐만 아니라, 기아 체험을 하면서 아이들의 인권, 아이들 자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외에도 세대 공감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나 다양한 경험을 쌓았었다. 확실히 중학교 때부터 나는 봉사시간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런 다양한 활동들이 재밌었고 유익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꾸준히 해왔던 것 같다. 만약 봉사시간을 생각했더라면, 굳이 봉사단에 들어가지도, 또 기아체험을 신청하지 않아도 지하철역에서 3번 정도만 봉사하면 요구하는 시간은 금방 채워진다. 레인보우에 들어갈 당시에도 봉사시간 보다는 그저 그 활동이 해보고 싶었고, 선생님이 형식적 꿈이라 생각한 나로서는 과연 아이들을 가르칠 때 어떨까라는 궁금증도 있었기 때문에 신청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처음 봉사 활동 가던 날, 기대에 차 설레었던 아침과는 달리, 봉사활동을 다 마치고 나올 때 쯤 내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었다. 내가 만난 내 인생의 첫 번째 학생이, 꽤나 말썽꾸러기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름 첫 수업이라, 이것저것 준비해갔는데, 준비해 간 것의 반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1년 동안 함께할 아이이기에, 그렇게 주눅만 들어 있을 수만은 없었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내 수업에 흥미를 가질까, 아이의 부족한 점을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들을 하면서 나는 봉사가기 전날 하나 둘 수업준비를 했었다. 물론 초반에는 별다른 발전이 없었다. 그렇지만 내가 준비해간 영어 동화책이나, 영어와 관련된 게임들을 하면서 점점 수업에 흥미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수업을 듣다가 가끔 친구와 떠드는 건 변함이 없었지만, 처음 수업에 비해 차근차근 나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숙제도 잘 해오고, 테스트 점수도 점점 올라갔다. 내가 찾아갈 때 마다, 그 아이는 작지만 나에게 엄청난 힘이 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1년 동안, 나는 그 아이를 열심히 가르쳤다. 아니, 가르친 것뿐만이 아니다. 나는 그 아이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웠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학생을 위한 행동은 어떤 것인지 등등 내가 이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배울 수 없었던 것들을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나는 행복해져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선생님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꿈이 아니었다.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평생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다. 예전에 한 비야씨의 책을 읽던 중에 '가슴 뛰는 일을 하라.'라는 문구를 봤을 때, 참 멋있는 말이지만 전혀 그 말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선생님이 되는 것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해 줄 것이고, 이 직업이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진정한 나의 꿈을 찾은 것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오면, 사실 많은 것들이 새롭고 또 많이 바빠진다. 중학교 때에 비해서 할 공부의 양도 훨씬 많아지고, 내용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 처음 이 학교에 들어왔을 때 엄청난 과제의 양과, 쌓인 책들 사이에서 힘들어하고, 또 여유를 많이 잃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확실한 목표, 꿈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이유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나 역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나는 학교 엠네스티 동아리의 서포터즈 활동이나 중국의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체험을 해보면서 학교 안에서는 배우지 못할 소중한 것들을 배워 나갔다. 지금은 학교 안에 있는 비공식 동아리 ILE(I Love Education)에서 블루밴드 캠페인 활동 등을 하면서 나와 비슷한 꿈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많은 활동들은 '나'를 찾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에 투자하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우리를 찾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학교 공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아니 이 주일에 한번, 하루에 1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정도의 시간정도는 학교공부가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 공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나머지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부터, 꿈 노트라는 것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내 목표, 나의 꿈과 관련된 진학정보, 버킷리스트, 그리고 내가 체험활동·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 놓았다. 성적이 잘 안 나오거나, 공부를 하면서 힘이 들 때, 가끔 그 노트를 읽어 본다. 그러면 어느새 나는 공부할 기운이 난다. 그리고 지금도 그 노트를 하나하나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른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그 아이는 꽤 공부에 열정이 있어 힘들진 않지만, 그 아이는 그 아이 나름대로 가르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가끔 복도를 거닐면서 작년에 내가 가르치던 아이를 만나면, 그 아이는 나에게 환한 미소를 내비치면 인사를 한다. 요즘은 정말로 행복이라는 단어가 내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다. 단순히 봉사시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펙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을 위한 봉사활동이나 체험활동을 하기 바란다. 그리고 그런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이 배우면서 진정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