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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주도학습전형 운영성과 한국교육개발원 유솔아  
광복 이후 한국의 고등학교 입시제도는 아홉 번의 크고 작은 변화를 겪어왔다. Madaus와 Kellaghan(1992)의 구분을 빌리자면, 한국의 교육은 ‘측정선행교수(Measurement-driven Instruction)’에 가깝다. 평가가 교육과정이나 수업 그리고 교육방법에 우선하여 결정되고, 평가제도 또는 입시제도 변화를 통해 교육 개선을 이루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평가가 과연 교육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제인가에 대한 찬반과 무관하게 평가는 교육의 연장선 상에서 국가가 인재를 양성하여 국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국가·사회적 차원의 의미도 크다. 따라서 입시제도의 구상은 단순히 선별(screening)과 선발(selecting) 중심의 논의를 넘어 현대 사회의 특징과 길러주어야 할 역량 그리고 이를 위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일종의 교육적 과업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어떤 다른 생산 요소보다 창조적 지식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식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풍요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교육 영역에서도 많은 양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이 아닌 평생 동안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가공·전파하여 더 높은 차원의 지식을 창조하는 능력이 요청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한국은 고등학교 입시제도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자기주도학습전형 시행 3년차를 맞아 자기주도학습전형 성과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효과적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연구가 창의·인성교육 지원센터의 이재덕 박사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이 연구는 자기주도학습전형 이후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자료와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시행하고 있는 전국의 112개교의 국제고,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일반고 교사 1,120명과 학생 16,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저자는 본 연구의 공동연구자로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자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이후 나타난 성과를 ① 창의적 인재 양성의 기초 마련, ② 학교 설립 목적에 맞는 학생 선발 ③ 입시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대응 ④ 특목고 입학 경쟁 완화 및 중학교 교육 정상화라는 4개 영역으로 나누어 간략히 제시하고자 한다.

‘창의적 인재 양성의 기초 마련’ 영역에서 본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운영 성과
학업성취도, 자기주도학습능력, 대학진학률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학업성취도 측면에서는 일반고의 경우 사전 성적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자기주도학습전형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이 일반전형 학생들 보다 높게 나타났고, 자기주도학습능력은 자기주도학습전형 실시 이후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보다 학습태도 및 진로선택태도, 교우관계, 자기주도학습시간 전반에 걸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긍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되었다. 대학진학 측면은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이후 최초 대입 실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향후 지속적인 분석이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일반고 경우 자기주도학습전형 학생들의 서울 소재 대학 진학 실적이 일반전형 학생들보다 높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학교 설립 목적에 맞는 학생 선발’ 영역에서 본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운영 성과
최종합격자 변동 비율, 학교교육 만족도, 대학 전공일치도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면접으로 인한 최종 합격자 변동 비율은 외고와 국제고의 경우 약간의 등락은 있으나, 전반적으로 점차 증가하였다. 특히, 일반고 자기주도학습전형의 경우 2011학년도 25.3%에서 2014학년도 53.3%로 28%P 증가하였다. 하지만 자사고의 경우 오히려 그 비율이 감소하였다.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교사들은 대체로 제도 도입 이전에 입학한 학생들에 비해 이후에 입학한 학생들의 학교교육 만족도가 더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이러한 긍정적 평가는 자사고 교사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편, 학생들의 만족도는 국제고, 외고, 자사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 입학생들이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끝으로 대학 전공 일치도는 외고의 경우, 최근 3년 동안의 어문계열 진학자의 비율은 대략 30%~35% 수준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이공계열이나 의학계열 등 비 어문계열 진학자의 비율이 어문계열 진학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입시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대응’ 영역에서 본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운영 성과
사교육 참여율 및 사교육비 지출 비용 그리고 자기주도학습전형 과정에서의 사교육 유발 정도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국제고, 외고, 자사고의 자기주도학습전형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은 일반고 자기주도학습전형 입학생이나, 일반고 일반전형 입학생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사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은 세 집단 중 일반고 일반전형 입학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 비용은 전반적으로 특목고와 자율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일반계고 진학 희망 중학생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특목고 진학 희망 학생들의 사교육비 지출이 2010년을 제외하고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교육 참여율 역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교육을 받는 정도를 보면, 여전히 국제고, 외고, 자사고, 일반고 입학생 10명 중 8명 정도가 내신성적 관리를 위한 사교육을 받고 있고, 인증시험경시대회 준비는 평균 1년 이상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목고 입학 경쟁 완화 및 중학교 교육 정상화’영역에서 본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운영 성과
특목고 입학 경쟁률과 중학교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분석한 결과,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된 2011학년도부터 최근 4년간의 입학경쟁률은 학교유형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4년간 큰 변화 폭 없이 비슷한 경쟁률을 유지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제고는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외고와 일반고는 경쟁률이 다소 높아지고 있으며, 자사고는 현상유지의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약 1.5대1에서 2대1 로 적정한 수준의 경쟁률을 유지하여 특목고 및 일반고의 입학 경쟁 완화에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학생들의 봉사와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 독서 활동, 기타 학교행사에의 참여를 분석한 결과, 모든 활동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학업성적만을 강조하지 않고 학생들오 하여금 다양한 학교 활동에 가치를 두고 참여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하여 학생의 창의성, 인성,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학교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고교 입시 전형으로 도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비교는 정책 성과 분석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중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 노력 속에서 과열된 특목고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사교육 수요를 억제하는 등 고등학교 입학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제도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측면도 간과할 수 없기에 학교 설립 목적에 맞는 학생 선발이나 사교육에 대한 대응 그리고 특목고 입시 경쟁 완화 등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분석해야 할 내용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통해 의도한 교육적 성과는 단기간에 일어날 수 없다. 그리고 전형의 성공적 운영만으로 가능한 일도 아니다. 앞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종단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여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전형 운영을 위한 노력과 교육 현장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전형 운영의 현실적인 정교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의 교육적 의미가 대학진학과 연계되어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계발하고 발휘하는 것이 단절되지 않도록 교육적 여건을 마련하는 정책 입안자들의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한번 왔다가 사라지는(fade out) 과거 교육 제도의 전철 속에서 교육 현장과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도록 우리 모두 진정한 교육을 위한 신중하고도 진정한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