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여름호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

밤하늘을 바라보며 얻은
‘물리학자’의 꿈

대전동신과학고등학교 노 찬

나는 대전에서 태어났지만 충남 연기군의 작은 농촌 마을로 이주하게 되면서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내가 살았던 마을 주변에는 산, 넓은 들판, 강가가 있었고, 그곳은 나의 놀이터였다. 나는 자연 속에서 놀면서 여러 가지 장난감들을 스스로 만들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레 자연 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게 되었다. 내가 살던 연기군의 주변에는 높은 건물들이 없었기에, 집에서 바라 본 밤하늘은 우주의 수많은 별들을 또렷하게 담아냈다. 나는 종종 천문학자이신 아버지와 함께 마당에 나가 별을 찾았고, 밤하늘을 보고 책을 읽으면서 우주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묻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때 ‘우주’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막연하게나마 우주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족여행으로 상하이에 다녀 온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개기일식을 보게 되었는데, 당시 달이 태양을 가려서 만든 환상적인 모습은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이를 계기로 우주 현상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우주의 비밀을 찾아서’라는 BBC 다큐멘터리에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해 설명한 것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인간이 아는 우주는 극히 일부라는 말을 듣고, 장래에 천체물리학자가 되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규명해 내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처음 겪어본 숨이 ‘턱! 턱!’ 막혀버린 상황, 그리고 그 극복방법 : ‘꿈을 갖자!’

학교 1학년 때였다. 세종특별자치시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그 동안 지내왔던 연기군의 정든 터전을 떠나야 했고, 내가 태어난 곳인 대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즐겁게 놀기만 했었던 나는 중학교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 온 친구들과의 경쟁은 너무 힘들었다. 중학교 입학 후 첫 시험은 내가 생각했던 결과와 너무 달랐다. 당시 나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주변에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점점 나만의 공부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중학교 공부를 따라 갈 수 있었다. 그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뒤쳐진 내 상황 탓에 조급함과 불안함을 항상 느꼈는데, 그 당시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진정어린 조언을 해 주셨다. 중학교시절부터 성인이 되는 날까지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종이에 목록으로 적고 그것을 보면서 힘을 내라고. 나는 한 달 안에 끝나는 단기 목표부터 ‘과학고등학교 입학’과 같은 고교 진로계획, 장기적인 인생 목표 등을 세웠다. 학교 공부도 하면서 뒤쳐진 내 개인적인 공부까지 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 지칠 때마다, 이 목록들을 읽으며 힘을 내 중학교 공부에 적응할 수 있었다.

또 다시 절망적인 상황과의 만남

중학교 시절 열심히 노력했던 덕분인지 목표로 했던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공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지만 선행학습을 받고 온 친구들과 달리 중학교 공부만 해 온 나는 초기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수준이 높으면서도 빠른 진도, 이에 따라 주변 친구들과 벌어지는 격차에 다시 힘들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절망을 느끼기도 했지만 입학 초기의 상황이 중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와 정말 비슷했기에 나는 중학교 입학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했던 것처럼 하면 되겠지’하고 반 친구들의 공부 방법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학교 시절과는 달리 이미 나도 나만의 공부습관이 잡혀 있는 터라 무턱대고 따라할 수만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학고에 맞는 공부법을 나 스스로 찾기로 했다. 이 과정은 숨이 막힐 정도로 막막했다. 무엇보다 공부를 하고 있는 내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고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 여러 활동과 과제들까지 해야 하는 일정 속에서 힘든 나날들을 보냈다. 그때마다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작성한 ‘꿈 목록’을 읽으며 힘을 냈다. 첫 중간고사를 보고 나서 잘 본 과목들은 공부 방법을 그대로 유지했고, 결과가 좋지 않은 과목은 틀린 문제들을 분석하여 어떤 점이 내가 부족한지 파악한 뒤 공부 방법을 변경했다. 이러한 노력을 거치면서 성적은 조금씩 향상되기 시작했다.

R&E (Research & Education) 활동을 통해 진로 계획을 한층 더 구체화하다


물리학과 우주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천체물리 ‘R&E활동’을 수행했다. 이 활동의 연구 주제는 금성의 역행 자전 현상이 소행성 충돌설로 설명이 가능함을 보이는 것이었다. 3명의 친구들과 같이 활동을 했는데, 이 친구들과 나는 우주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분모는 없었다. 각자 잘 하는 것과 사고방식이 달라 활동 초기에는 상호 의견충돌과 다툼이 있었다. 게다가 거대한 천문 현상을 어떻게 우리가 실험할 수 있는지 연구 방법에 대한 막막함이 있었다. 정말 답이 보이지 않았던 R&E 활동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우연한 기회에 이 분야 교수님과 면담을 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교수님의 조언에 따라 우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simulation) 연구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었다. 당시, 우리 팀 구성원들 각자의 이질적 특성이 빛을 발하게 되었는데 서로 잘하는 분야가 달랐던 점이 오히려 더욱 시너지를 양산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나는 시뮬레이션 모형에 입력할 물리 알고리즘을 설계했고, 다른 친구들은 시뮬레이션 인코딩, 디자인 등을 각각 맡았다. 각자가 잘 하는 부분을 맡아서 연구가 진행되니 순조로울 뿐 아니라 즐겁고 재밌기까지 하였다. 연구 결과도 좋았다. 그 결과로 한국지구과학학회 창립 50주년 기념 추계 학술발표대회 포스터 부문에서 우리 연구를 발표하게 되었다.
R&E 활동을 진행하면서 연구하는 방법과 동료들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연구는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자신이 직접 생각해서 그 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밝혀내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우주 분야와 같은 연구의 경우, 연구 규모가 방대하고 크기 때문에 재현 실험이 어렵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하여 우주를 알아내는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R&E를 통해 우주를 연구하는 물리학자가 되겠다는 꿈은 더욱 강력하게 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나만의 과학고 공부 방법 소개

과학고에서 나만의 공부 방법을 찾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만든 공부법은 다음과 같다.
수학의 경우, 수학 개념을 수업 시간에 배울 때 확실히 공부하고, 사용된 용어의 정의와 증명 방법 등을 외울 정도로 공부했다. 그리고 수학자들이 이런 개념을 왜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예를 들어, ‘행렬식 det’에 대해 배울 때 “왜 행렬식을 이렇게 정의했을까? 이렇게 정의해서 뭐가 좋은 거지?”등의 질문을 계속 던지면서 공부했다. 그러면서 특성다항식의 성질과 활용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특수한 상황을 제시하는 수학 문제를 풀 때, 풀고 나서 특수한 경우를 일반화시켜 문제를 만들어보고 다시 풀어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 앞서서 공부했던 개념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새로운 정리를 증명할 수 있었고, 배운 수학 개념들을 더욱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었다.
물리, 화학 등 과학 과목의 경우, 어떠한 개념과 용어의 정의를 명확히 알려고 노력하고 외우는 것을 넘어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방법은 특히 전자기학처럼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현상들을 다루는 학문을 학습할 때 도움이 되었다. 먼저, 전하량, 전기력, 전위 등의 정의를 확실히 공부 한 후, 그것에서 더 나아가 키르히호프 법칙, 패러데이 법칙 등을 배울 때 마치 내가 전자인 것처럼 생각해보면서 수식으로 설명되는 개념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을 때까지 공부했다. 이렇게 공부하자 그 수많은 전자기학 물리 공식들을 일부러 외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식으로 공부한 결과, 문제에서 내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쉽게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꿈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가? : 꾸준히 노력하면 가능하다!


중학생 시절과 달리 고등학생이 되면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급격하게 줄었다.
무엇보다 시간표를 만들어 보니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학원을 많이 다니지 않아서 다른 친구들보다 스스로 공부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었다. 그림에 제시된 네모 박스 안의 시간들은 내가 특별히 더 잘 관리하려고 했던 시간들이다. 학교생활의 주기가 일주일인 것 을 생각해 주간 시간 계획표를 잡았다.
시간 계획표를 짜면서 생활을 규칙적으로 할 수는 있었지만 공부량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는 없었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일요일 기숙사에 들어올 때마다 플래너에 각 주간 목표를 적었고, 그것을 각 7일에 분배해 일일 목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목표달성도를 체크하고 매일 자기 전에 피드백을 했다. 3월부터 이 방법을 쓰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6월부터 매일 해야 하는 숙제와 일주일 동안의 목표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거의 모든 목표를 날마다 이루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공부를 더욱 체계적으로 할 수 있고, 시간 관리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과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

먼저, 머릿속에 있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만약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매일 피드백 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 자신의 상황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뒤쳐졌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왔던 길은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현재 위치가 뒤쳐져 있다고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계속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면, 결국 그 꿈은 이루게 될 것이다.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충청남도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