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여름호 자기주도학습 우수사례

주어지는 학습과 스스로 찾는 학습

강원과학고등학교 김 동 욱

학원과 맞지 않는 내 학습 스타일

중학교 2학년 1학기 때 나는 전교등수를 입에 올릴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당시 원주중학교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여러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에 열을 올렸다. 이런주변 상황에 자극을 받아 나도 학원에 등록했지만 학원 수업을 몇 번 들어보고는 바로 그만두었다. 학원에서 시키는 대로 기계처럼 공부하는 것이 싫었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고민하며 탐색하는 것이 내게 더 잘 맞았다. 선호하는 공부법에 대한 믿음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다 보니 공부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수용하는 것에도 익숙해졌고 컨디션을 조절하는데도 비교적 노련해졌다. 그래서 기대했던 성적보다 낮은 성적이 나와도 남들보다 좀 더 빠르고 합리적으로 왜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고 새롭게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들은 공부에 지쳐버리지 않게 힘을 주었다. 물론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집에서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고, 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게다가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싶은 마음에 ‘과학고등학교 진학’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도 공부에 집중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왜 과학고를 가야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의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스스로를 타이르고 채찍질 하는 경험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를 하는 자세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 고민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 주었다.

선행학습은 초기 성적을 좌우할 뿐

중학교 과학 선생님이셨던 아버지 덕분인지 나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었던 수학이 좋았고, 그러한 수학을 이용해 세상의 물리적인 현상을 풀어내고 설명하는 물리학이 좋았다. 자연과학을 좀 더 자세히 배워보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과학고등학교 진학의 목표를 세우고 중학교 수학과 과학 내신 성적을 잘 관리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과학고등학교를 준비하였다. 하지만 과학고를 준비하는 주변의 친구들이 수학과 과학 사교육 선행학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이 점점 사라져 갔다. 내가 과연 과학고를 합격할 수 있을까? 만에 하나 합격한다고 해도 내가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입학 전에 했던 이런 걱정들은 과학고를 합격하여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처음에는 그 친구들과 나 사이에 커다란 실력 차이가 있었다. 그 친구들이 선행학습을 한만큼 실력 차이가 나타났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의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좌절하지 않고 현재 수업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반의 성적 순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현재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개선하려는 의지였다. 선행학습을 통해 얻은 1학년 때의 성적에 만족하여 안이하게 생각했던 친구들 중에 성적을 유지하기는 커녕 떨어지는 경우가 생겨났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갈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자세와 기본 마음가짐이 있다면 과학고에서의 준비는 다 끝난 것이다.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 고등학교 공부를 꾸준히 해 나간 덕분에 1학년 중간고사 이후부터는 성적이 눈에 띄게 올라갔다. 스스로 찾아서 하는 학습법은 내 성적을 상승시킨 원동력이다. 학원에서 수동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던 아이들은 가질 수 없는 힘이다.

나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

‘공부에 왕도란 없다’는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공부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공부 스타일을 잘 이해하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탐색의 시간이 곧 자기주도적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내 스타일의 기본은 수업내용을 충실히 이해하는데 있다.
우선 학교 선생님들의 수업 내용을 빠짐없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업은 그 어느 교재에도 나와 있지 않은 천금 같은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과목별로 정리 노트를 만들어 수업 내용을 꼼꼼하게 필기했다. 다른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노트를 보면 깔끔한 글씨에 형형색색의 그림이 예쁘게 그려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는 깔끔하게 정리도 잘 못할뿐더러 그 렇게 노트 필기를 하여 꾸미다 보면 꾸미는데 열중해서 학습 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자습시간에는 수업시간에 정리한 필기를 바탕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내가 필기한 것을 다시 보면서 느낀 생각과 질문꺼리, 이해하는 과정들을 노트 가장자리에 주석을 달아 공부하는 방 식을 택했다.
내 생각을 자유롭게 주석 형태로 적어두는 방법을 사용하면서 공부하는 주제에 대한 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고 내 방식으로 수업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학습 주제에 대해 들었던 내 생각을 정리한 공책은 큰 도움이 되었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내 교재가 되었다. 특히 이 노트는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도와 응용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볼 때 매우 유용했다. 수학은 두꺼운 공책을 준비하고 한 부분에는 개념을 정리하고 나머지 부분은 문제 풀이 연습장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렇게 하면 문제풀이와 개념을 어떻게 연결 짓고 응용할 수 있는지를 익힐 수 있었다.

또한 중학교 시절부터 혼자서 공부하기 보다는 친구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의논하며 공부하는 습관을 길렀다. 같이 공부하는 습관은 내가 모르는 부분을 잘 아는 친구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 을 때도 도움이 되었지만 나 자신이 다른 친구에게 내가 아는 부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공부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가장 쉽고 알차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 하던 것도 사실상 다른 친구에게 설명하고자 하면 스스로 자신의 설명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설명이 꼬여 친구가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내가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 무엇이고 무엇을 잘 모르는지 스스로 평가할 수 있었다. 또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게 얻을 수 없는 배움의 기회였다.

공부의 목표는 행복한 삶

과학고등학교에 들어오고 활발한 스터디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여러분이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학생들이 ‘공부는 재미없는 거지만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나도 그랬다. 하지만 성공과 돈, 명예 등을 위해 공부를 하니 결국 성적, 등수, 등급에 집착하게 되었다. 잘 생각해보면 중학교가 끝나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대입을 위해 공부를 할 것이다. 대입을 마치면 공부를 그만 둘 것인가? 대학에서는 더 나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공부할 것이다. 취업을 했다고 해서 공부를 그만 둘 수 있을까? 배움을 끊는다면 나의 삶이 어떻게 될까? 돈과 명예가 있다고 해서 배움의 길을 거둔다면 과연 행복할까? 지혜롭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내신, 수능, 등수, 등급은 자신의 공부 방법의 효과를 확인해보고,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뿐이다. 그것이 공부의 본질은 아니다. 우린 아마 평생 배움의 인연을 끊지 못할 것이다. 돈과 명예를 위해 공부한다면 자신을 성적과 등수에 집착하게 만들 것이고, 등수에 집착하는 공부는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될 것이다. 공부는 배움 그 자체가 본질이다. 돈과 명예로 그 본질을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배운다는 자세로 공부를 바라본다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좀 더 지혜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충청남도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