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고 또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가정 환경의 영향이 크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고, 또 언니랑은 5살 차이가 나다 보니,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과 언니 모두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집안에 책도 많았고,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에 갔다 오면 부모님께서 퇴근하실 때까지 매일 2권에서 3권 정도의 책을 읽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일주일에 2,3권의 책을 읽었다.
비록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시간상 일주일에 한 권정도 밖에 읽지 못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손에서 책을 놓지는 않았다.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고, 또 문제가 생겨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때마다 나에게 위로가 되고 또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준 것은 책이었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못한 것처럼 (류시화 엮음)’에 나오는 시는 포스트잇에
써서 책상에 붙여놓을 정도로 나에게 큰 위로를 해준 책이었다.
독서록을 꾸준히 쓰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인데, 그 동안 많은 책들을 읽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니
기억이 나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틀에 박힌 형식에 맞춰 작성했으나, 재미가 없어서 고민 끝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인물관계도로 표현해보기, 주인공의 뇌 구조 그려보기, 책을 읽다가 생긴 의문점을 찾아보고 정리하기,
신문형식으로 책의 줄거리 소개하기처럼 내가 즐기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독서록을 작성했다. 그 결과 독서록을 쓰는 것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 아니라
즐겁고 원해서 하는 일이 되었다. 또한 그냥 독서록을 작성 했을 때보다 책의 내용이 더욱 인상 깊고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았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공책에 느낀 점이나 줄거리,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10줄 이내로 짧게 기록하였다.
독서록을 쓰면 좋은 점은 책의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 할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들이나 품었던 의문들을 독서록을 다시 보면서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고자 하는 행위가 아니다. 많은 책들은 우리에게 인생을 살면서 느껴야 하는 것, 또는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개인과
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들을 일깨워 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또한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독서록에 기록해두면, 이들을 꾸준히 상기 시킬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그것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책을 읽은 후에는 자신이 읽었던 책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꼭 독서록을 쓰지 않더라도, 책을 읽은 후에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또 그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반드시 수반 되어야 한다.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명 이전보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나는 예전부터 꿈이 없었다.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한 가지로 정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책에서 미래에는 기대수명이
늘어나 한 사람당 평균 3가지 정도의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읽게 되었다. 이를 보면서 내 꿈을 정하게 되었는데, 바로 ‘철학자’이다.
현재는 철학자의 의미가 철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되었는데, 원래 철학자의 뜻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내가 되고자 하는 철학자는 바로 후자의 것이다.
최근에 나는 검사라는 직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나는 하고 싶고, 또 배우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 내가 미래에 어떠한 일을 할 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혜를 사랑하는 ‘철학자’의 자세로 어느 것이든 겸손하게 배우면서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보면 내가 나중에
어떤 일을 하게 되던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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